새로운 표준 기술을 도입할 때는 당연히 더 빨라지고 좋아지는 것을 기대할 것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Wi-Fi 6E로 구축해도 특별히 좋아진 점을 모르겠다거나 오히려 안 좋아진 것 같다라는 얘기가 나오면 안 되겠죠? Wi-Fi 6E 도입 효과를 최대한으로 가져가기 위해서 3가지 측면(셀 설계 및 커버리지, 유선 인프라, 보안)에서 고려사항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셀 설계 및 커버리지
무선을 구축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은 셀 설계입니다. AP 당 사용자 수는 어떻게 디자인해야 되는지, AP를 몇 미터 간격으로 어디에 설치할지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그럼 6GHz는 기존과 달라지는 부분 혹은 고려할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커버리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Wi-Fi 6E가 새로운 기술이니까 커버리지가 더 넓어졌다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주파수는 대역이 올라갈수록 직진성이 올라가고 장애물 통과가 더 어렵습니다. 커버리지가 줄어들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규정에 대한 부분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주파수 별로 허용하는 최대 출력치가 제한되어 있고요, 국내 규정을 보면 6GHz 대역이 5GHz 대비 최대 출력치를 낮게 제한해 놓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6GHz 대역 커버리지가 기존 대비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일반 사무실 환경에 구축되는 무선 인프라는 크게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AP의 최대 출력치 기반으로 설계를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기존 AP와의 1 대 1 교체로 비슷한 커버리지를 가져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AP간 간격이 넓은 환경이었다면 6GHz 기반으로 설계했을 때 AP의 수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플래닝 툴을 통해서 시뮬레이션 과정은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유선 인프라 고려사항
Wi-Fi 6E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넓은 채널 대역폭을 활용하여 기존 보다 더욱 높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증가하는 무선 AP 성능을 유선 단에서도 받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무선 AP는 결국 유선 스위치에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온 표준이 멀티기가비트 이더넷인데요, 2.5/5/10G 속도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술입니다. Wi-Fi 5 Wave2 AP부터 이런 기술이 탑재되어 있었지만, 실 환경에서 1G 이상의 성능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Wi-Fi 6E에서는 실 환경에서도 트래픽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멀티기가비트 기술이 필수적인 조건이 될 것입니다.
무선 트래픽 플로우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 캠퍼스 환경에서는 컨트롤러를 통해 모든 무선 트래픽을 처리하는 중앙 집중형 구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점이 많은 환경에서는 분산형 구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만, 로밍 관련된 제약사항 때문에 중앙 집중형 구조가 대부분입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증가할 무선 트래픽을 중앙 집중형 구조에서 처리해 주려면 컨트롤러의 성능이 지금 보다 몇 배가 늘어나거나 컨트롤러의 수가 더 많아져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접근 방식은 분산형 구조를 가져가면서 기존 로밍의 제약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로밍의 역할을 무선 컨트롤러가 아닌 유선 스위치에서 해 주는 방식으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고요, 그것이 Cisco SDA (Software Defined Access) 기반 무선을 통합하는 아키텍쳐입니다.
Wi-Fi 6E가 되면서 AP 내 라디오 칩셋도 늘어나고, 근래에는 AP가 무선 서비스뿐만 아니라 IoT와 센서 기능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전원 사용량이 증가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Wi-Fi 6E를 도입할 때 PoE 전원 공급에 대한 고려도 필요합니다. 802.3at로 가능한지 UPoE가 되어야 하는지, 만약 현재 802.3at만 공급이 가능하다면 어떤 제약사항이 있는지에 대한 부분들입니다.
보안 고려사항
6GHz 대역에 접속되는 모든 단말은 Wi-Fi 6E를 지원하고,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들을 더 자유롭게 채택할 수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보안적인 측면에서 WPA3가 그중에 하나입니다. WPA3가 나온 지는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실제 환경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이유는 하위 호환성 때문인데요, 6GHz 대역은 이러한 부분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WPA3를 필수 요건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즉, 6GHz에 접속되는 모든 단말은 WPA3 기반입니다.
문제는 2.4GHz와 5GHz에 접속되는 단말의 일부는 WPA3를 지원하지 않는 단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6GHz용 SSID와 2.4 및 5GHz용 SSID를 별도로 만들고, 6GHz용 SSID는 WPA3, 2.4 및 5GHz SSID는 WPA2 기반으로 구성하시는 것이죠. 단, SSID 이름은 동일하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WPA3를 사용한다는 것은 PMF (Protected Management Frame)을 필수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얘기하고요, 이는 WIPS 솔루션 관점에서 더 이상 기존 방식대로 차단이 어려워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PMF를 차단한다고 말하는 제조사들도 있지만, 성능 저하 없이 완벽한 차단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에 WIPS를 사용하셨던 경우라면, WIPS를 통해서 어떤 위협들을 방지하려고 하였는지, WIPS가 아닌 다른 방안으로 좀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는지 고민해 봐야 할 때입니다.
아무리 최고급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해당 재료들을 적절히 조합해서 요리하지 못한다며, 맛있는 음식이 나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Wi-Fi 6E라는 재료를 가지고, 위에 언급한 3가지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하셔서 ‘향상된 무선 사용자 경험’이라는 훌륭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시스코가 제공하는 Wi-Fi 6E 제품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글 더보기
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