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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대체불가능한 스페셜리스트! 시스코 네트워크 엔지니어 리더, 이재미 프로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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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 스페셜리스트 기술 리더이자, 세 아이를 둔 IT의 슈퍼 워킹맘! 이재미 프로와의 대담을 공개합니다.

Q1. 이재미 프로님은 시스코에 조인하시기 전에 특별한 경험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사실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긴 했는데 첫 직장에서는 네트워크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와 연동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SI를 더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SI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서비스에 민감한 장애나 업데이트 이슈에 많이 지치더라고요. ‘IT업계를 떠나야겠다!‘ 굳게 마음먹고 홀연히 우크라이나로 떠나 2년간 컴퓨터 자원 봉사 활동을 하게 됐죠. 낯선 곳에서 낯선 언어로 컴퓨터가 낯선 분들과 함께하는 학교 놀이는 너무 즐거웠는데 2년이 지나고 나니 좀 더 멋진 사회 일원인 이재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왔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시스코에서 제가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운명이란 게 있는 것 같아요. 봉사활동을 마무리하고 귀국할 즈음에 정말 운명 같은 기회가 생겼고 시스코에 입사하게 되었거든요. IT를 떠나겠다고 했는데 결국 다시 돌아온 셈이 됐죠. (웃음)

 

Q2. 시스코 입사 이후 어떤 업무들을 맡아 오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입사 이후에 시스코의 ‘장비가 아닌 제품’ 들을 지원하는 솔루션 엔지니어로 10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그 당시 해당 업무를 함께 하는 엔지니어가 없어서 독야청청 거의 소프트웨어스러운 모든 제품을 제가 지원했어요. 새로운 제품을 빨리 이해하는 법, 한 번 한 일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문서로 만드는 법, 혼자서 다양한 일들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경험을 그 10년동안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 시스코가 인텐트 기반 네트워킹(Intent Based Networking)을 발표하면서 컨트롤러와 네트워킹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되었죠. 이 큰 변화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 팀의 솔루션 담당이 되어 한국 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네트워킹을 전달하고 Enable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습니다. 그 당시 만들었던 몇 가지 좋은 사례들을 통해 그 이후에 APJC팀 Technical Solution Architect (이하 TSA)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요. 약 3년간 GEO TSA로 근무하면서 글로벌 엔지니어링 팀, 다른 나라 TSA들과 협업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영어 울렁증도 조금 극복하고, (많이 극복하진 못했고요 하하) 필드에서 직접 지원했을 때와는 전혀 또 다른 업무와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었죠. 그러한 경험들이 있었기에 스페셜리스트 팀이 신규로 만들어질 때 많이 망설이면서도 한국 팀의 리더로 지원할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그 자리를 맡게 되어 현재 새내기 리더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칭 전설의 시스코 3대 미녀 엔지니어들..ㅎㅎ

 

Q3. 새내기 리더라고 표현하셨는데 리더가 되시면서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리더는 한 명의 팀원으로 업무를 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고민과 이전엔 생각하지 못했던 정말 많은 업무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팀원들이 다양한 업무들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가지며 성장할 수 있을지, 팀에 오는 요청들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처리할지, 팀이 가져가야할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실행해 나가야할지, 우리 팀을 위한 지원을 잘 받기 위해 저의 매니저들과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 매일 고민합니다 🙂  하루에 많을땐 10개 넘는 다른 주제의 미팅을 하게되는데 너무 일이 몰리면 마술봉들고 뾰롱 뾰롱.. 마법으로 해결하고 싶을 때도 있어요.

이제 1년 반이 지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좌충우돌 헤매면서 깎이고, 만들어지고 있는 느낌이죠. 그런데, 잠깐 돌아보면 지난 1년 반만이 아니라 전체 22년 커리어 내내 계속해서 깎이고, 헤매고, 맨땅에 헤딩하기의 연속이었던 기분도 들어요. 그래서 완벽하지 못함에 대한 불편함은 늘 있어서 항상 매사에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몸으로라도 때우자” 이런 마음으로요. (하하)

 

Q4. 무려! 16년을 시스코 코리아에서 보내셨는데요, 오랫동안 시스코에 재직하시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사실 저는 ‘진골’ 네트워크보다는 네트워크 주변 솔루션들을 많이 다뤘어요. 그러다 2010년 이후에 네트워크 자동화가 화두가 되면서 시스코에 새로 인수된 제품 교육을 엔지니어분들과 함께 들었었는데요. 블럭으로 워크플로우 만드는 솔루션이었는데, 제가 너무 빠른거에요. 심지어, 랩 시나리오에 오류가 있었는데, 제가 금방 찾아낸 거죠. 그냥 딱 보면 ‘이상하게 만들었네?’ 하고 보이더라고요. 그걸 보고 다른 엔지니어분들이 너무 놀라시는 거예요. 그 당시에는 저희 엔지니어분들이 터미널에서 명령어를 많이 사용하시던 시절이었거든요. 마우스로 메뉴를 클릭하고, UI에서 보면서 뭔가를 하는게 익숙하지 않으셨던 거죠. 그래서 저희 컨트롤러가 나오면서 제가 어렵지 않게 전체 아키텍처를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만 조금 다른 업무를 하는 것 같아서 가끔 다른 업계로 옮겨야 하나? 자주 고민해보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 경험이 변화된 네트워킹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고, 그래서 그 때 다른 분들의 반응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아~주 오래 전 라스베가스 행사에서 동료들과)

Q5. 시스코 직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이나 소속감을 크게 느낀 순간도 있을까요?

시스코가 글로벌 회사이다 보니 당장 내 눈 앞에 보이지 않아도 전세계에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느 날 며칠을 테스트하는데 어떤 부분이 너무 잘 안되는거에요.그래서 다른 나라의 동료들에게 메일을 통해 질문을 남겼거든요. 그런데 한밤 중에 제가 보낸 메일에 대한 회신이 차곡차곡 메일함에 들어오던 순간 느꼈던 감동을 지금도 주변에 많이 얘기하곤 합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을 때도 있기는 한데 (웃음) 이렇게 크게 기대 하지 않은 순간에 답변이 오면 나와 같은 고민을 누군가, 지구 어딘가에서 하고 있구나 느끼게 되거든요. 그럴 때 시스코의 파워를 크게 느끼는 순간인 것 같아요.

 

Q6. 세 아이를 가진 IT계의 슈퍼맘으로도 유명하십니다. 육아와 관련된 고충도 많을 것 같은데 시스코의 재택, 유연 근무 시스템이 도움이 되나요?

엄청나게 도움이 되죠. 워킹맘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부모의 손길과 애정이 필요한 시기가 분명히 있어요.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배려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 정말 감사하게도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에 좋은 리더분들의 많은 배려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재택도, 유연 근무도 오히려 제가 망설일 때 주변 동료분들이 더 신경써 주셨고, 제가 황송하다고 느낄 정도로 뭔가 필요한 게 없는지 항상 질문해 주셨어요. 그 덕분에 시스코를 다니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 해야 하나?’하는 고민은 할 일이 없었습니다.

2022년 시스코 코리아 패밀리 데이! 에버랜드에서 가족들과

Q7. 일과 육아를 병행하시며 생긴 이재미 프로님만의 육아법이 있나요?  

이제는 아이들이 제법 자라고, 대화가 재미있어지는 시기인데요. 재택 근무가 늘고 엄마가 집에서 회의하는 모습을 보는 기회가 많아지니 요새는 제 업무에 아이들이 점점 관심을 가지고, 제 표정을 보면서 오히려 엄마의 하루를 챙기고 위로해주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아이들에게 좋은 사회인의 모델이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 무조건 제가 일방적으로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스트레스나 부담이 아이들에게 전해지거든요. 그래서 엄마가 엄마라는 역할 이전에 한 사람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도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이 내려 놓고 각자 알아서!  ‘자기꺼라도 잘하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Q8. 업무 외에도 사내 조직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리딩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들이 있고, 바쁜 시간을 쪼개 이런 활동에 참여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Women of Cisco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직원들 뿐만 아니라 모든 시스코 직원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고, 역량있는 Talent가 잘 성장하도록 하는 것인데요. 코어 멤버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정말 신이 나요. 또 DevNet을 통해 고객, 파트너는 물론 대학생들과도 호흡하며 함께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최근에는 사내외 멘토링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면서 멘티 분들을 만나는데 멘티 분들이 너무 훌륭해서 제가 멘토링을 거꾸로 당하는(?) 신선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또 팀 내부적으로도 가상 축구 대회나 연간 시상식 같은 것도 기획하고, Specialist Enablement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통해서 기술 뿐만 아니라 소프트 스킬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도 같이 고민해봅니다. (나열해보니 많긴 많군요)

이렇게 답변하면 너무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그런 활동들을 좋아해요. 가끔 이벤트 회사에서 일하는게 맞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웃음)

사람들이 서로 어우러지고, 함께 고민하고, 웃고, 나누는 그런 현장을 구상하고, 준비하는 순간들이 저에겐 또 다른 동기 부여가 되고, 일상에 활기를 주는 포인트가 되거든요. 그래서 일을 하다가 잘 안되거나, 다소 컨트롤이 되지 않는 순간에 그런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그 활동들로 인해서 즐거워할 분들을 상상하다 보면 어려웠던 일들도 새로운 각도로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죠. 가끔 왜 이런 것까지 하느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개인적인 취미 활동이라고 답변을 드리고 있습니다. ^^

2011년 Girls In IT 행사 – 일본 출장중에 웹엑스로 참석

 

Q9. 이재미 프로님께 ‘시스코’란 어떤 의미인가요?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혁신을 만들어가는 기업’, 그게 엔지니어로서 느끼는 가장 큰 가치인 것 같습니다. 새내기 시스코 엔지니어였을 땐, 시스코가 뭔가를 시장에 새롭게 선 보이면 ‘이게 뭐지? 뭘 하려고 이러는 거지?’ 하는 물음표가 먼저 들곤 했어요. 그런데 2-3년이 지나고 돌아보면 그 새롭고 낯설었던 것들이 진행형이 되고, 시장의 트렌드가 되어 있었거든요. 지금도 ‘시스코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종종 있는데, ‘그래도 그 의미를 곧 알게되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되는 건 그런 경험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Q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돌아보면 힘들고 지치는 순간들이 참 많았는데도 ‘왜 난 지금까지 일을 하고, 끊임없이 더 잘, 즐겁게 일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결론은 직장 생활 내내 정말 좋은 분들이 주변에 계셨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마운 분들에게는 고마움을 꼭 표현하려고 하고요, 서로 배려하고 고민을 나누면서 의미 있는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오더라도 결국 모두가 다같이, 더 잘, 더 즐겁게,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하루를 또 살아가게 한다” 입니다. 저는 오늘도 그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2020년 Cisco DevNet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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