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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과 ‘만물인터넷’, 대체 뭐가 다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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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을 확장하면 그게 곧 ‘만물인터넷’이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은 사물들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고,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IoE)

은 만물들을 서로 연결한다는 뜻인 것 같은데… 그럼 사물들을 서로 연결한다는 개념을 확장시키면 그게 곧 만물들을

서로 연결한다는 만물인터넷이 되는 것 아닌가요? 그냥 범위가 조금 더 큰 개념일 뿐인 듯 한데, 왜 시스코는

그게 마치 ‘엄청 다른’ 개념인 것처럼 호들갑인 것이죠?”

혹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다면…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에 경기도 오산입니다. ^^;

먼저, ‘사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만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기기’에서 발생

하는 데이터와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실 텐데요.

차가 달리는 10분 동안 생성될 수 있는 데이터의 차이

‘달리는 자동차’라는 ‘사물’에서 발생될 수 있는 데이터의 사례부터 설명해 보겠습니다. 10분 간 몇 대의 자동차들이

특정 교차로를 가로지르는지 살펴보는 경우를 가정해볼까요? 이를 위해서는 해당 교차로에 설치돼 차량 수를 세는

센서가 필요할 것입니다. 일정 간격으로 신호를 쏘아 보내 숫자만 세면 되는,수행 업무의 범위와 난이도가 퍽 좁고

단순한 센서가 되겠지요. 센서에 쓰이는 신호는 아주 단순한 종류이면 충분할 테고, 여기서 발생되는 데이터 역시

예상 가능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시간에 따라 차량의 수만 조금씩 바뀔 뿐이고, 그나마 그 수가 급변할

일도 좀처럼 없죠. 이 정도 신호와 데이터는 저대역(low bandwidth)만으로도 거뜬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로서의 쓸모도 충분합니다. “지난 세 달 간 교차로를 통과한 차량의 수의 누계(빅데이터)를 분석해 봤더니

오후 4시 정각부터 유독 차량 정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그 시각 즈음 주변 신호등을 조작해 운전자들이

다른 교차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면 어떨까?” 라는 식으로 활용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 경우, 더 많은 데이터가,

더 오랫동안 쌓일 수록 그 쓸모 및 정확성도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차를 달리’는 ‘사람’이 발생시킬 수 있는 데이터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습니다’! 차를 운전하는 10분 동안 운전자가 벌일 수 있는 온갖 일들을 상상해보세요. 도로 위를 달리다가 문득

주유를 하기 위해 방향을 급선회하는가 하면, 급선회하다가 옆 차량과의 충돌을 아슬아슬하게 비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하필 차량 정체 구간으로 들어서는 바람에 스마트폰으로 한참동안 모바일 쇼핑 삼매경에 들 수도 있고,

주유를 하는 김에 엔진오일도 교환해버릴 수 있으며, 차량 수리가 완료될 동안 근처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하면서 태블릿으로 최신 미드를 감상할 수도 있고요. 혹은 차를 운전하는 10분 동안, 얌전히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만

할 수도 있지요. 다시 말해, 사람이 발생시키는 데이터의 범위와 종류는 워낙 넓고 다채로우며, 변수 또한 무궁무진

합니다. 그러니 데이터의 크기 역시 대폭 증대될 수밖에 없고, 고대역(high bandwidth)이 아니라면 이 모든 걸

감당할 수가 없지요.

게다가 이 경우, 단순 ‘빅데이터’를 구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데이터를 더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그 안에서 발굴해낼 수 있는 정보의 양과 가치가 늘어나는 것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정보들을 바로바로 불러 와 쓸 수 없다면 그 효용 가치는 크게 줄어들게 되지요. 빅데이터를 넘어 이를 ‘실시간’으로

‘적재적소’에 지원하는, ‘데이터 인 모션(Data-in-Motion)’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를테면 ‘지금 이 구간에서 급선회

하면 차량 충돌 가능성이 높다’ 같은 정보는, 실시간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겠어요? 이미

접촉사고가 일어난 후일 테니까요. ^^; 그리고 이 같은 실시간 정보 전송에 따른 트래픽 발생량은, 단순 빅데이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용량일 것입니다.

즉, 사물인터넷의 범위를 ‘만물’로 넓힌다는 의미는, 그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적 뒷받침과 인프라 구축이

될 때에야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사물인터넷과 만물인터넷, 유선인터넷과 무선인터넷 만큼 ‘파급력 달라’

사물인터넷과 만물인터넷이 끼치는 파급 효과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인터넷의 발전 역사를 살펴보시면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는데요.

1990년대, 인터넷은 ‘유선’으로만 연결이 됐습니다. 길을 걷다 인터넷을 쓸 일이 생기면 근처에 케이블이 연결된

PC가 설치돼 있는 곳으로 가야 했죠. 당시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의 수는 약 20억 개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유선인터넷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2000년 대부터는 ‘무선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무게나

크기가 벽돌만 했던 초기 휴대폰 시기를 거쳐, 이제는 ‘손 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 시대가 되었죠. 언제 어디서나

회사 업무를 처리하고, 쇼핑을 하고, 오락을 즐기고, 은행 일을 보는, 전혀 다른 라이프스타일이 가능해졌고요.

유무선 기기의 수 역시 급속히 늘어나 100억 개에 달하는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즉, 무선인터넷이 유선인터넷을 근간으로 발전한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나, 무선인터넷 시대가 성취한 변화와 발전은

유선인터넷 시대에서라면 ‘상상도 못할’ 범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는 사물인터넷을 바탕으로

발전하되 그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변화와 가치를 창출해 낼 만물인터넷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점이기도 하고요.

다시 말해, “사물인터넷의 범위를 조금 넓힌 것이 곧 만물인터넷”이라는 설명은, 만물인터넷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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