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스포츠와 만났을 때…!
인류 역사 상 오늘날처럼 ‘기술 의존적’인 때가 또 있었을까요?
스마트폰, 태블릿 없는 일상은 도무지 상상할 수조차 없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이들 첨단 기기의 혜택은 이제 일상 생활 영역을 넘어 ‘스포츠 세계’로까지 널리 확장되고 있는데요.
소치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몇 가지 예시들을 함께 살펴 보는 것도 꽤 의미가 있을 듯 합니다. ^^
• 미국의 내셔널 풋볼 리그(NFL) 쿼터백들은 경기장 밖 코치들로부터
경기 운영을 어떻게 해나갈지 지시를 받을 수 있도록
헬멧 내부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갖추고 있답니다.
풋볼 헬멧 뒷면인데요. 노란색 줄무늬 한 가운데
녹색 스티커로 스피커와 마이크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아메리카컵(America’s Cup)’ 요트대회 레이싱팀들은
보트 선체를 정교하게 다듬어 더 빠른 기록을 내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혹시, “더 뛰어난 성적을 낸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어쩐지 기분이 찜찜해. 왜 반칙을 하는 느낌이 들지?!”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
기술 차이가 곧 성적 차이로 이어진다면, 이는 공정한 행위라 할 수 있을까요?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여력이 되는 ‘부유한’ 선수들이
그럴 수 없는 ‘빈곤한’ 선수들에 비해 경쟁 우위를 차지한다면요?
반면 모든 이들이 기술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갈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스포츠에서의 기술 영향력, 과연 어디까지 선을 그어야 합당할까요?
결코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들인데요.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활용되고 있는
스포츠 과학 기술 사례들을 아래에서 살펴보시면서, 함께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오메가 봅슬레드 데이터 콜렉터(Omega Bobsled Data Collector):
스위스 시계 업체 오메가(Omega)는 올림픽용 봅슬레드 앞 부분에 장착하는
측정 장치를 설계했습니다. 이 장치에는 스피드와 각속도(velocity angles)를
측정하기 위한 스피드 센서, 3D 가속 센서, 3D 자이로 센서가 갖춰져 있죠.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코치와 선수들은 주행 시간 및 전략을 최적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을 논의할 수 있답니다.
• 아이스 스케이팅 센서(Ice Skating Sensors): 동작을 감지해 3D 그래픽으로 변환해주는 동작 감지 기술이 장착된
센서를 선수의 몸에 감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훨씬 더 효과적인 스케이팅 기술 분석이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선수의 점프 기술, 스핀 습득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답니다.
• 크로스 컨트리 스키 시뮬레이터(Cross Country Ski Simulator):
실내에서도 스키를 타는 훈련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그렇게 된다면 스키장이 마련돼 있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서도
스키 연습이 가능할 테고요!
러닝머신처럼 생긴 이 기계는 크로스 컨트리 스키 시뮬레이터인데요.
어려운 스키 코스를 돌아다니는 경험을 매우 유사하게 재현하도록 설계되었답니다.
그리고 이 기계에는 신체의 움직임뿐 아니라 맥박, 혈압, 호흡, 체온 등 신체 활력징후까지
모두 기록하는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가 연결되어 있어 선수들의 역량 분석,
개선점 제안 등에도 아주 효과적이랍니다.
• 훈련 애플리케이션:‘어버센스 코치(Ubersense Coach)’는 슬로모션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의 경기력을 향상시켜 주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봅슬레드 선수들이
자주 활용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선수의 움직임을 기록해 이를 슈퍼 슬로 모션으로
잘게 나눌 수 있죠.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데이터와 해당 선수의 데이터를 나란히 놓고
기술 비교 등을 할 수 있어 퍽 유용하답니다.
‘코치스 아이(Coach’s Eye)’ 역시 비디오 분석 애플리케이션인데요.
프리스타일 모글 스키 선수들이 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연습 시 선수가 한 번 점프를 한 후 트레이너가 그 즉시 점프 영상을 분석,
개선점이나 조언할 점을 바로바로 선수에게 말해줄 수 있죠.
그리고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다양한 스포츠 과학 기술이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 올림픽 웨어: 선수가 경기를 하지 않고 쉬고 있는 동안 근육의 온기를 유지시켜 줍니다.
• 눈동자 추적 고글: 스노보드 선수들은 이제 두 개의 카메라가 달린
눈동자 추적 고글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두 카메라 중 하나는 고글 착용자의 눈을,
다른 하나는 보드 트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합니다.
• 마하 49 스피드 스케이팅복: 록히드마틴사가 만든 이 새로운 스킨 수트는
스케이터에 대한 항력을 낮추도록 설계되었습니다.• BMW의 봅슬레드 썰매: 미국 봅슬레드 팀의 썰매를 BMW사가
새로이 제작했는데요. 이 썰매는 기존 썰매보다 폭이 더 좁고 매끈한데다
탄소 섬유로 싸여 있답니다.
• 스카이 테크스포츠 소치 시뮬레이터(Sky TechSport Sochi Simulator):
이 장치는 GPS를 사용해 소치의 산악 지형을 그대로 본뜬 디지털 환경을 만듭니다.
심지어 실제 바람 조건, 진동, 관성 효과까지도 재현해낼 수 있다는 군요~
이를 이용하면, 스노보드 선수들은 스스로 지형을 익히고 비틀기와 회전을 연습할 수 있답니다.
한편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경기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과학기술 외에도,
주목할 만한 ICT 기술들이 있다는데요.
자메이카 봅슬레드팀은 이번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이동 경비를 모금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했다고 합니다.
또 미국 NBC TV 제작팀은 이번 올림픽 촬영 영상을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원활히 전달하고자 시스코 비디오스케이프(Videoscape)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한편 시스코는 오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도 스폰서로 참여해
또 다시 주요 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1912년 남자 100m 달리기 우승자 도널드 리핀코트의 기록은 10초6입니다.
2009년 우승자 우사인 볼트의 기록은 9초58이고요.
즉, 스포츠 기록은 매번 갱신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매번 갱신되는 게 가능할까요?
100년 사이 영양 공급이 잘 돼 선수들의 다리 길이가 길어지거나
근육량이 증가한 영향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운동화나 달리기 트랙의 발전,
보다 정교해진 트레이닝 분석 기술, 스포츠 의학 등 과학기술 역시
이 같은 기록 단축에 큰 기여를 했을 것입니다.
즉,과학기술이 경기 성적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얼핏 드는 “반감”과는 달리,
이미 그 역사가 유구하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위에서 소개한 소치 동계올림픽 속
눈부신 과학기술 사례들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겠고요.
그런데 이런 방향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제재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혹은 이를 적극 육성하고 지원하는 게 더 현명할까요? 함께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